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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서 10분 시승하고 계약서에 사인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습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체크 포인트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엔진 소리 대신 확인할 게 있고, 연비 대신 따져볼 숫자가 있습니다.
오늘은 계약 전에 시승하면서 꼭 확인해야 할 12가지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주행 감각 4가지, 충전과 배터리 4가지, 일상 편의 4가지로 나눴습니다.
전시장에서 헤매지 않으실 수 있도록 꼼꼼하게 알려드릴게요.
스마트폰에 저장해두고 시승 때 하나씩 체크해 보세요.
주행 감각 — 전기차라서 달라지는 4가지
회생제동 강도를 확인하세요.
전기차는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모터가 발전기로 바뀌어 차를 세웁니다.
회생제동이 얼마나 강하게 걸리는지, 강도 조절이 몇 단계인지,
브레이크 없이 정차까지 되는 원페달 주행이 가능한지 직접 해보세요.
브랜드마다 감각이 완전히 다르니 내 발에 맞는지가 중요합니다.
가속 페달의 응답성을 보세요.
전기차는 밟는 즉시 토크가 나옵니다.
시내에서 원하는 만큼 나가는지, 고속도로 합류할 때 부족하지 않은지 확인하세요.
반응이 과하게 예민하면 장거리 운전이 피곤해질 수 있습니다.
소음을 들어보세요.
엔진 소리가 없으니 풍절음과 노면 소음이 도드라집니다.
시속 100km 정도로 달려보면서 대화가 편한지, 타이어 소음이 거슬리지 않는지 체크하세요.
조용한 줄 알고 샀는데 고속에서 시끄러운 차도 있습니다.
앞유리와 앞좌석 측면에 이중접합 유리가 들어가는지도 확인해 보세요.
같은 차급이라도 방음 유리 유무에 따라 고속 정숙성이 확연히 갈립니다.
코너와 방지턱에서의 거동을 느껴보세요.
배터리가 바닥에 깔려 무게중심이 낮아 코너가 안정적인 편입니다.
대신 차 무게 자체는 무거워 방지턱을 넘을 때 둔탁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평소 다니는 길과 비슷한 구간을 골라 타보는 것이 좋습니다.

충전과 배터리 — 숫자로 확인하는 4가지
충전 포트 위치를 확인하세요.
좌측, 우측, 앞, 뒤 어디에 있는지, 집 주차 환경이나 자주 가는 충전소와 잘 맞는지가 은근히 중요합니다.
주차 방향이 포트 위치에 따라 정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급속충전 최대 출력을 물어보세요.
같은 급속충전기라도 차가 받아들일 수 있는 출력이 다르면 충전 시간이 크게 달라집니다.
카탈로그의 최대 출력과 10%에서 80%까지 충전 시간을 함께 확인하세요.
장거리 운전을 자주 한다면 이 숫자가 체감 만족도를 좌우합니다.
겨울철에는 배터리 예열(프리컨디셔닝) 없이 급속충전을 하면 속도가 크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출발 전 배터리 예열 기능이 있는지, 스마트폰 앱으로 미리 켤 수 있는지도 함께 확인하세요.
배터리 보증 조건을 꼼꼼히 읽으세요.
보증 기간(년수)과 주행거리, 그리고 용량 유지 기준이 어떻게 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잔존 용량이 70% 아래로 떨어지면 교체해주는 식의 조건이 브랜드마다 다릅니다.
중고라면 배터리 잔존 용량(SOH)을 꼭 확인하세요.신차라면 해당 없지만, 중고 전기차는 SOH가 가격을 좌우합니다.
진단 리포트를 요구하고, 수치가 낮다면 가격 협상의 근거로 삼으세요.
SOH 확인을 거부하는 매물은 일단 의심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일상 편의 — 매일 쓰는 4가지
트렁크와 프렁크를 열어보세요.
전기차는 앞에도 수납공간(프렁크)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모차나 골프백이 실제로 들어가는지, 2열을 접으면 얼마나 넓어지는지 직접 재보세요.
숫자상 적재 용량과 실제 체감은 다를 수 있습니다.
충전 케이블을 어디에 보관할지도 미리 정해두면 트렁크를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습니다.
뒷좌석에 앉아보세요.
배터리 때문에 바닥이 높은 차가 있어 무릎이 올라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족이 함께 탈 차라면 뒷좌석 거주성이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카시트를 쓴다면 장착 난이도까지 확인하세요.
시야와 인포테인먼트를 체크하세요.
A필러가 시야를 가리지는 않는지,
내비게이션에 충전소 검색과 경유지 충전 계획 기능이 있는지 보세요.
충전소 안내가 부실한 내비는 장거리에서 스트레스가 됩니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가 무선으로 되는지도 물어보세요.
출고 후에도 주행 보조와 인포테인먼트가 업데이트로 개선되는 차와 그렇지 않은 차의 차이가 큽니다.
주행 보조 기능을 직접 켜보세요.
어댑티브 크루즈와 차선 유지가 얼마나 부드럽게 동작하는지 확인하세요.
급한 끼어들기나 차선 변경 상황에서 차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면 완성도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장거리 운전의 피로도와 직결되는 부분이라 5분이라도 직접 써보는 것이 좋습니다.
계약서에 사인하기 전 마지막 질문 3가지
시승이 끝났다면 영업사원에게 이 세 가지를 물어보세요.
첫째, 지금 계약하면 출고까지 얼마나 걸리나요.
둘째, 보조금은 얼마까지 받을 수 있고 신청은 누가 해주나요.
셋째, 충전 카드나 홈충전기 설치 지원 같은 프로모션이 있나요.
이 세 가지는 차값 외에 들어가는 돈과 시간을 결정합니다.
출고 대기 기간이 길면 보조금 정책이 바뀌는 사이에 낀다는 변수도 생기니,
예상 출고 시점과 보조금 적용 기준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전기차 구매는 차를 고르는 일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몇 년의 충전 생활을 설계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시승 30분으로 몇 년의 만족도가 갈립니다.
다음 글에서는 장기 주차나 여행을 앞두고 배터리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